최근 발간된 『기후 돌봄』은 오늘날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의 앎의 층위나 시대의 무기력에 큰 자극을 준다. 이 책은 그간 우리의 앎이 불철저하지 않았는지 혹은 기후위기를 그저 큰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기후위기가 단지 국소적 생태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요컨대 우리 모두 연루된 얽힘의 문제임을 생각하도록 요청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이, 기후 전환(turn)의 담론화를 넘어 행동의 원리를 서사화한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분과의 필자 여섯 명의 글마다 대안이나 실천 사례가 빠지지 않고 다뤄진다. 이때 대안과 실천의 핵심은 ‘돌봄’이다. 이 돌봄은 “기후위기로 인해 삶 또는 자기실현이 어려워진 인간/비인간 약자들, 기후재난 상황에 처해 취약해진 인간/비인간 존재들을 돌보는 일”(17)로 정의된다. ‘기후 돌봄 선언’이라는 제목의 서문은 “거친 파도를 다 같이 넘어가는 법”(책표지)에 값할 서사 전략을 요약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