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人性)은 인간의 기본이 되는 정신적인 전제이고 순환경제는 사회경제의 대안적인 틀을 말하는데, 이 둘을 연결시키는 것은 사회과학에서는 환영 받을 수 없다. 인간이 자연생태와 관계를 가지는 방식 자체가 문화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그 물질적 측면을 말하면 경제이고, 그 중에서도 산업과 노동은 사람이 자연의 물질들을 직접 대하는 활동이다. 산업은 노동을 조직하는 방식이다. 사람은 자연 속에서 노동하 는 인간으로 존재한다. 노동하는 방식과 형태를 통해서 삶을 영위하고 자신을 표현한 다. 산업의 조직이 자연에서 벗어난 것일 때 이는 노동을 폭력적인 것으로 만들고 사람의 인성을 파괴하고 건강을 소진시킨다. 이러한 타율적인 노동에서는 창조적인 결실도, 노동방식도 나올 수가 없다. 노동이 문화로부터 소외되고 자연이 산업과 노동의 과정에서 파괴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그것은 경제와 경제학의 전제로 되어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다. 첫째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아까워하지 말고 빨리 처분해야 한다는 생활 관념이다. 그럴 때 생활공간이 확보될 수 있고, 물자의 유동성이 커지고, 수요도 창출되고 경제의 흐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인구 또는 노동력은 생산에 필요한 소비 수요의 원천으로서는 중요하지만, 생산요소로서는 별로 능률적이지 못하고 사용을 줄여야 할 대상이라는 관념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두 흐름이 나타난다. 생태주의자들은 물질과 에너지 사용량이 지금의 생태환경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으므로 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케인즈주의자들은 시 장이 커야 규모의 경제가 성립하고 산업이 안정적으로 발달할 수 있으므로 나라의 인구 규모가 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둘 모두 인구를 가치창출의 주체로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두 고정관념으로부터 사람을 가치창출의 원천으로서 소중히 여기고, 물자의 취득과 처분도 능률보다는 그 쓰임새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